프리랜서 디자이너와 NDA, 꼭 써야 하나요?
디자인 인사이트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NDA, 꼭 써야 하나요?

By 이남훈2026-07-14

다음 달 출시할 신제품 상세페이지를 외주로 맡기기로 했습니다. 기획서를 열어 보니 아직 공개되지 않은 스펙표에 확정 전 가격안, 촬영 원본까지 들어 있습니다. 이걸 처음 만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에게 통째로 넘겨야 합니다.

이번 업무에서 실제로 건너가는 파일들

비공개제품 스펙표 (출시 전 버전)
비공개가격 정책 초안 3안
비공개제품 촬영 원본 · 모델 컷
공개로고 · 컬러 가이드
공개기존 판매 페이지 캡처

같은 업무 폴더 안에 성격이 전혀 다른 파일이 섞여 있습니다. 위 셋과 아래 둘은 새어 나갔을 때의 무게가 다릅니다.

NDA를 보내자니 첫 거래부터 법무 문서를 들이미는 것 같아 껄끄럽고, 안 보내자니 납품이 끝날 때까지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실무자들이 가장 자주 멈추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NDA, 꼭 써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실제로 오간다면 쓰는 게 맞습니다. 다만 모든 외주에 일률적으로 돌릴 문서는 아니에요. 이미 공개된 브랜드 자산만 만지는 작업까지 같은 양식을 돌리면 서명만 늘고 실효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NDA의 힘은 문서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비밀정보의 범위 · 존속기간 · 자료 반환 규정이 이번 업무의 실제 모양과 맞물려 있느냐에서 나옵니다.

무엇을 지키려는지가 분명해지면 쓸지 말지는 대개 자동으로 정해지고 조항도 짧아집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은 실무에서 흔히 쓰이는 판단 기준을 정리한 것이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조항 문구나 손해배상 예정액 같은 숫자는 반드시 법무 담당자나 변호사와 확정하세요.


NDA가 지켜주는 것과, 지켜주지 못하는 것

NDA에 기대를 너무 많이 걸면 오히려 다른 대비를 안 하게 됩니다. 이 문서가 실제로 하는 일과 하지 못하는 일을 갈라 놓고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NDA가 해 주는 일

  • 무엇이 비밀인지 양쪽이 같은 정의를 갖게 한다
  • 받은 자료를 다른 데 쓰지 못하게 막을 책임 근거가 된다
  •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을 시작할 출발점이 된다
  • 납품이 끝난 뒤 자료를 돌려 달라거나 지워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NDA로는 안 되는 일

  • ×이미 보도자료가 나간 정보는 다시 비밀이 되지 않는다
  • ×디자이너가 원래 갖고 있던 기법과 감각은 대상이 아니다
  • ×파일이 어느 노트북에 남는지는 문서가 못 막는다
  • ×포트폴리오 공개 가부는 따로 정하지 않으면 계속 애매하게 남는다

NDA를 받아 뒀는데 몇 달 뒤 디자이너 포트폴리오에 그 작업이 올라와 있어 뒤늦게 연락하는 일이 있습니다. 대개는 악의가 아니라 그 얘기를 아무도 한 적이 없어서 생깁니다.


필요한 경우와 과한 경우, 3가지 축으로 갈립니다

저희가 실무에서 쓰는 축은 세 개입니다. 세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하면 NDA를 쓰는 게 맞고, 모두 아니라면 대개 과합니다.

1

이 정보가 지금 밖에 나가 있나?

보도자료 · 상세페이지 · SNS에 이미 올라간 것은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2

새어 나가면 되돌릴 수 있나?

출시일과 가격은 한 번 퍼지면 회수가 안 됩니다. 배너 시안은 다시 만들면 됩니다.

3

이 정보에 몇 명이 닿나?

접촉 인원이 늘수록 문서보다 접근 통제가 중요해집니다.

이 세 축을 실제 업무 유형에 대 보면 대체로 아래 세 칸 중 하나로 떨어집니다.

쓰는 게 맞습니다

  • 미출시 제품 스펙 · 출시일
  • 확정 전 가격 정책
  • 고객 명단 · 구매 데이터
  • 투자 · IR 자료
  • 공개 전 브랜드 리뉴얼

범위를 좁혀서

  • 제품 촬영 원본 · 모델 컷
  • 내부 조직도가 실린 발표자료
  • 경쟁사 비교 분석
  • 공개 전 캠페인 일정

과할 수 있습니다

  • 배포된 브랜드 자산 리사이즈
  • 판매 중 상품 이미지 배너
  • 공개된 웹사이트 화면 정리
  • 보도자료 기반 카드뉴스

* 업무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예시입니다. 규제 산업(의료 · 금융 등)이라면 별도 기준이 우선합니다.

가운데 칸이 실무에서 제일 많습니다. 촬영 원본이 딱 그렇죠. 정보 자체보다 어디에 쓰이느냐가 문제입니다. 이럴 땐 전면 금지 조항보다 “이번 업무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납품 후 파기” 한 줄이 훨씬 잘 작동합니다.


과하게 쓴 NDA는 왜 오히려 실효가 없을까

보수적으로 쓰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할 때가 있습니다. 자주 보이는 조항이 셋 있어요.

기간을 무제한으로 잡는 경우

“영구히 유지한다”는 문구는 강해 보이지만 프리랜서 입장에서는 관리 자체가 불가능한 약속입니다. 여러 클라이언트 일을 병행하는 사람에게 기한 없는 의무를 몇 개씩 쌓아 두는 셈이죠. 일반적으로는 3년, 5년처럼 기간을 정하거나 “해당 제품 출시일까지”처럼 해제 조건을 거는 편이 서로 지키기 쉽습니다.

손해배상 예정액이 업무 규모와 안 맞는 경우

플로우웍스 실거래 데이터를 보면 광고 소재 디자인 3,394건의 평균 단가가 약 12만 원, 상세 페이지 디자인 2,822건이 약 20.7만 원입니다. 12만 원짜리 배너 한 건에 억 단위 배상 예정액을 붙이면 디자이너 대부분은 그냥 계약을 포기합니다. 받아들이더라도 그 위험이 단가에 얹혀 돌아오죠.

포트폴리오 공개를 전면 금지하는 경우

프리랜서 디자이너에게 포트폴리오는 다음 일감을 만드는 자산입니다. 플로우웍스에 등록된 포트폴리오만 10,304건이고, 고객사가 맡기기 전에 실제 작업물을 보고 고르는 것도 이 자산 덕분이에요. 전면 금지를 걸면 지원할 사람 자체가 줄고 남는 사람은 그만큼 값을 더 부릅니다.

정말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오히려 좁고 분명하게 쓰는 쪽이 더 잘 지켜집니다. 읽지 않고 서명하는 10페이지보다 무엇이 대상인지 명확한 1페이지가 실제로 작동합니다.

NDA에서 실제로 중요한 항목 5개

조항을 다 볼 시간이 없다면 이 다섯 개만 확인해도 분쟁 소지는 대부분 줄어듭니다. 각 항목 아래에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실수를 하나씩 붙였습니다.

1

비밀정보의 정의

이번 업무에서 무엇이 비밀 대상인지 특정합니다. 파일명이나 자료 종류까지 적어 두면 나중에 다툴 일이 거의 없습니다.

흔한 실수"업무 중 알게 된 모든 정보"로 뭉뚱그리면 범위가 넓어 보이지만 정작 무엇이 대상인지 특정이 안 됩니다.

2

목적 외 사용 금지

실제로는 외부 유출보다 다른 클라이언트 작업에 자료가 재활용되는 쪽이 더 자주 문제가 됩니다. 이번 업무 수행 목적으로만 쓴다고 못 박습니다.

흔한 실수유출 금지만 적고 사용 목적을 안 적으면 같은 소재를 다른 곳에 쓰는 걸 막을 근거가 약해집니다.

3

존속기간

몇 년까지인지, 어떤 시점에 해제되는지 적습니다. 출시 시점처럼 명확한 사건을 기준으로 잡으면 양쪽 다 관리가 쉽습니다.

흔한 실수기간을 아예 비워 두면 무제한으로 읽히고, 무제한은 결국 아무도 지키지 않는 조항이 됩니다.

4

자료 반환 · 파기

납품이 끝난 뒤 원본 자료를 어떻게 할지 정합니다. 시점(납품 후 며칠)과 방법(삭제 확인 회신 등)이 같이 적혀 있어야 실제로 실행됩니다.

흔한 실수소스 파일을 넘겨받기로 해 놓고 "모든 자료 파기" 조항을 그대로 두면 두 약속이 서로 충돌합니다.

5

포트폴리오 공개 가부와 시점

디자이너에게 가장 민감한 항목입니다. 전면 금지나 전면 허용 대신 "출시 후부터 가능, 매출과 가격 수치는 가림"처럼 조건을 붙이면 대체로 합의가 됩니다.

흔한 실수아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몇 달 뒤에 발견하고 연락하게 됩니다.

위 항목은 무엇을 확인할지에 대한 체크 포인트이고 실제 문구와 숫자는 법무 담당자나 변호사와 확정하셔야 합니다. 특히 손해배상 예정액과 준거법, 관할은 업종과 거래 규모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문서보다 먼저 손봐야 할 건 운영입니다

NDA는 사고가 난 뒤의 근거이지 사고를 막는 장치가 아닙니다. 유출 확률을 실제로 낮추는 건 대개 파일 권한 설정 쪽입니다.

공유 범위를 업무 단위로 자른다

상세페이지 한 건 만드는 데 드라이브 폴더 전체 권한을 주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번 업무에 필요한 파일만 따로 올려서 넘기세요.

납품이 끝나면 권한을 회수한다

링크 만료일을 걸어 두거나 종료 시점에 접근 권한을 내리는 것만으로도 노출 기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닿는 사람 수를 줄인다

매번 다른 사람에게 새로 설명하면 그때마다 자료가 한 벌씩 더 나갑니다. 한 번 맞은 디자이너를 계속 쓰는 편이 보안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특히 세 번째가 그렇습니다. 플로우웍스 매칭 데이터를 보면 고객이 디자이너를 직접 지정한 업무가 6,825건, 우리 팀 파트너 풀 안에서 배정된 업무가 2,821건입니다. 절반 이상이 한 번 맞은 사람에게 계속 맡기는 경우인 셈인데 편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민감한 자료에 새로 접촉하는 인원을 늘리지 않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조건에 동의한 사람에게만 업무가 전달되는 구조

플로우웍스는 업무마다 전자 동의서를 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적된 동의 요청은 23,368건이고, 요청 조건에 동의한 디자이너에게만 그 업무가 전달됩니다. 동의하지 않은 디자이너는 해당 업무를 볼 수 없고 동의 이력은 업무에 그대로 남습니다.

업무 단위 동의서 운영 현황 (누적)

납기 준수에 대한 안내 및 동의서적용 1,685건동의 1,685건
디자인 업무 단계별 정산 기준 동의서적용 838건동의 838건
플로우웍스 응답 보장 협약서적용 241건동의 241건
퀵 디자인 서비스 업무 동의서적용 11건동의 11건

적용된 업무 전건에서 동의가 완료되어 있습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업무 자체가 전달되지 않는 구조라 자연스럽게 나오는 숫자입니다. 플로우웍스 운영 데이터 기준.

핵심은 100%라는 숫자가 아니라 순서입니다. 조건에 먼저 동의를 받고, 동의한 사람에게만 자료를 여는 것. NDA를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꺼낼 문서로 미뤄 두지 않고 업무를 여는 조건으로 앞에 세우는 방식이죠. 지금까지 완료된 업무 11,091건, 고객사 858팀, 실제 작업한 디자이너 308명이 이 순서를 거쳐 갔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프리랜서한테 NDA를 요구하면 실례인가요?

아닙니다. 경력이 있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일수록 비밀유지 요청을 일상적인 절차로 받아들입니다. 실례가 되는 건 요청 자체보다 업무 규모에 비해 과한 조건입니다. 무제한 존속기간, 과도한 손해배상 예정액, 포트폴리오 전면 금지 같은 조항이 붙으면 부담을 느끼고 거절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QNDA 없이 진행했는데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나요?

업무 도중이라면 남은 일정을 두고 협의해 체결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미 전달된 자료에 소급 적용하려면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요청 시점과 적용 범위를 명확히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납품이 끝났다면 자료 파기 요청과 향후 사용 범위 확인을 먼저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소급 효력 여부는 법무 담당자에게 확인하세요.

Q플랫폼을 통해 맡기면 NDA가 자동으로 적용되나요?

플랫폼마다 다릅니다. 플로우웍스는 업무 단위로 전자 동의서를 걸 수 있고, 요청 조건에 동의한 디자이너에게만 업무가 전달되며 동의 이력이 업무에 기록됩니다. 누적 동의 요청은 23,368건입니다. 다만 회사 내부 규정상 별도 양식이 필요하다면 그 문서는 따로 체결하는 것이 맞습니다.

Q디자이너가 포트폴리오에 올리는 건 막아야 하나요?

출시 전 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전면 금지까지는 대개 불필요합니다. 실무에서는 공개 가능 시점을 출시 이후로 잡고, 매출이나 가격 같은 수치는 가리는 조건으로 합의하는 방식이 흔합니다. 포트폴리오는 다음 고객사가 디자이너를 고를 때 보는 자료이기도 해서 전면 금지는 결국 지원 풀과 단가에 영향을 줍니다.

조건에 동의한 디자이너에게만 업무가 전달되는 방식,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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